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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5-3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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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송혜리 박은비 기자 = 민·관 합작투자 방식으로 추진된 대형 국가사업 ‘인공지능(AI) 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이 결국 무응찰로 유찰됐다.
사업 초기에는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최종 입찰에는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막대한 초기 투자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주요 기업들이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번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에는 응찰한 사업자가 없어 유찰 처리됐다.
과기정통부는 "공모 결과 응찰한 사업자가 없으므로 이번 공모는 유찰로 간주되며, 국가계약법을원유주식
준용해 재공고(연장 공고)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1엑사플롭스(EF) 이상 성능의 AI 연산 능력을 갖춘 초대형 AI컴퓨팅센터를 민·관 공동 출자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최대 2조원 규모로, 정책금융 대출 등을 통해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목표가격
AI 반도체 산업 육성은 물론, 연구개발(R&D), AI 서비스 분야 등 AI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설명회 '인산인해'…관심은 빠르게 식었다

사업 초기에는 국내 주요 클라우드·통신·AI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며 활발히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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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지난 2월 사업설명회 현장은 300석 규모의 좌석이 모두 찼을 뿐 아니라, 추가 좌석을 마련하고도 서서 듣는 참석자와 외부에서 TV로 지켜보는 인원까지 생길 정도로 북적였다.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게다가 설명회 이후, 통신사,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지자체 등 약 100개 기업·기관이 참여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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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는 참여의향서를 공식 제출했으며 SK텔레콤 역시 그룹 관계사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컨소시엄 형태의 공동 참여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최근 발생한 해킹 사고의 여파로 사업 참여 여력이 부족하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계획을 철회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의 협업 가능성이 점쳐졌고, L오리지날게임
G유플러스도 참여를 타진했지만, 두 기업 모두 막판 고심 끝에 불참을 결정했다. 클라우드 업계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NHN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가비아 등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도 관심을 보였으나 끝내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특히, 삼성SDS는 네이버, AI 교육 플랫폼 기업 엘리스그룹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 마감일까지 사실상 '유일한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 이마저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사업은 전면 유찰됐다.
한 클라우드 기업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너무 크고, 초기 투자에 비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 내부적으로 부담이 컸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이번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익모델 불투명…"사업자 수익 창출 구조, 보이지 않는다"

이번 AI컴퓨팅센터 사업에 대한 업계의 가장 큰 우려는 수익 모델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사업의 정책적 방향성과 기대 효과는 분명히 밝혔지만, 정작 민간 사업자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실질적인 모델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주요 고객(수요처)이 누구인지, 요금 체계는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리고 수익이 어떤 구조로 발생할 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업 규모에 비해 국내 시장의 수요가 충분치 않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1엑사플롭스(EF)급 AI 컴퓨팅 센터는 초대형 설비지만, 이를 상시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이나 기관은 대기업 일부에 국한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특히 중소·중견 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는 이 정도 성능의 컴퓨팅 자원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여력이 부족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요 예측이 어렵고, 과잉 투자로 인한 데이터센터 공실률 증가와 고정비 부담 확대, 손실 위험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요금 체계 역시 민간이 자율적으로 제안하게 돼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정부의 가격 규제 또는 공공성 확보를 위한 개입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민간 기업은 시장 가격 수준에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이게 된다.
또 다른 문제는 운영 구조가 지나치게 정책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산 AI반도체 사용 확대, 글로벌 기술 협력, 공공 R&D 연계 등을 추진하고자 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책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보니, 민간이 자유롭게 사업 효율성을 추구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책 변화에 따라 운영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역시 리스크로 꼽고 있다. 즉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하기 어렵고 시장 중심의 운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공고 진행…공모요건의 변경 없이 진행

과기정통부는 관련 법령에 따라 재공고(연장 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공고는 다음달 2일부터 시작되며, 10일 이상의 공고 기간을 두고 기존 공모 요건을 변경 없이 유지한 채 진행될 계획이다.

재공고 이후에도 단독 입찰이 계속될 경우, 정부는 관련 법령에 따라 수의계약 체결을 검토할 수 있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단독 입찰이 반복되거나 경쟁이 사실상 어려운 경우에는 수의계약이 허용된다.
다만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경우에도 가격 협상과 기술 평가 절차는 더 까다롭게 진행된다. 제안 내용의 타당성과 적정성은 외부 전문가의 평가를 거쳐 검증하는 절차가 뒤따른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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